<보험기사>삼성화재. 카카오 디지털 보험회사 설립 무산

국내 최대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와 국내 대표 모바일 기업인 카카오가 합작으로 추진하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무산되었습니다.

자동차보험 상품 판매를 둘러싸고 두 회사 간에 이견이 커지면서 8개월 가까이 끌어온 합작 논의가 없던 일로 된 것입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 두 회사는 서울 서초동 삼성화재 본사에서 마라톤 회의 끝에 디지털 손보사 공동 설립을 위한 협력 관계를 청산하시로 해습니다.

두 회사는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 등을 찾아 디지털 손보사 설립 철회 계획을 알리고 향후 대책등을 논의했습니다.

 

삼성화재와 카카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데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신청을 해왔습니다.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보유하고 삼성화재와 카카오 전략적 동반자로 참여하는 형태였습니다.

지분 구성은 카카오페이 50%, 카카오 30%, 삼성화재 20%였습니다.

두 회사는 카카오 플랫폼을 바탕으로 핀테크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생활밀착형 보험을 판매할 계획이었습니다.

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두 회사 모두 신설법인 상품이 기존 보험과 차별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해야한다는 대원칙에는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예비인가 신청 준비 과정에서 온라인 자동차보험 출시를 놓고 의견의 엇갈렸습니다.

사업방향과 수익성 검증 등 중요한 의사 결정에서 두 회사가 다른 의견을 보인 것입니다.

 

삼성화재는 신설 디지털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판매 시점을 놓고 시간적 여유를 가질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미 삼성화재는 인터넷과 모바일, 전화 등을 통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판매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있어 신설 디지털 손보사 상품과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차량 운행이 줄어 손해율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자동차보험을 통해 정상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도 삼성화재 측 판단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는 회사 출범 후 시장 추이를 지켜본 뒤에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하자는 견해를 꾸준히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카카오 측은 신설 디지털 손보사가 시장에서 존재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부터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말 한화손해보험,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이 합작해서 설립한 최초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솝노는 지난 3월 운행 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출시한 뒤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이러한 상품을 통해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두 회사의 결별은 지난해 3월 제3인터넷은행 설립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신한금융과 토스 사례를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신한금융은 생활플랫폼 분야별 사업자들이 참여해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오픈뱅킹을 원한 반면 토스 측은 스타트업 비지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챌리저 뱅크를 내세운 바 있습니다.

이러한 의견 차이를 좁이지 못해 결국 신한금융은 토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불참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는 합작 디지털 손보사 설립은 중단하지만 두 회사 간 협력은 계속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에 앞서 25일 두 회사는 포괄적 업무 제휴를 체결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 별개로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합작 파트너를 찾기보다 카카오페이가 대주주가 되고 모회사인 카카오가 투자하는 형태입니다.

올해 중으로 준비를 마치고 금융위에 예비인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입니다.

 

참으로 카카오의 행보가 무섭습니다